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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인생
손석만
2007. 12. 22. 00:02
어떤 인생 / 손석만
단풍나무는 낮술에 취해, 붉은 단내를 말아 피우고 허공에 삿대질이다 평생 삿대질 같은 삽질만 하였는지! 제 무덤하나 파지 못하고 이슬에 젖고 황사에 밀려서, 막차를 놓친 것처럼 죽을 시간마저 놓치고 버스 터미널 앞 광장에 바람벽을 쌓으며, 만연에 웃음을 띠고 흡혈하는 박쥐처럼 송곳니로 소주병을 깨물고,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신발은 피에 굶주린 늑대같이 알콜을 핥아먹고, 옥상에 도깨비들 춤추는 하늘에서 사다리가 무너진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