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테고리 없음

손나래 (손석만) 시집 『지구 특파원 보고서』

손석만 2018. 8. 6. 11:26

 

   봄을 정말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. 대다수 시인이 봄을 ‘개화’로 인식하는데 손 시인은 운동에 따른 신체의 변화를 특히 비단잉어의 몸놀림으로 표현하고 있다. 봄비 내리는 광경을 비단잉어가 지느러미를 치고 있다「4월」고 표현한 것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.

-이승하 (시인, 중앙대 교수) 시집 해설 중에서

 

   손나래 시인은 시 <요리>에서는 “시인은 언어의 백정이다/ 산문을 도살하여” 얻어내는 살코기로 간간한 맛깔을 만들어내되 똥집 같은 관념을 털어낸다는 것이다. 그 자리에는 디오니소스축제의 와인이 배이게 한다는 것 아닌가. 통시적 환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. 시인의 전쟁은 이렇게 관념과의 전쟁이지만 사실은 자기 내부의 뼈다귀나 살점들과 불화에 다름 아니다.

-강희근 (시인, 한국문인협회 부 이사장)

 

   시인의 소울음을 기억한다. 그의 그렁그렁한 눈빛을 기억한다.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을 살피지 않는 정직을 기억한다. 그러나 이 생애에서 그가 추구하는 세계의 비극에 대한 비애감. 그 예민한 촉각에 대해서 나는 날마다 감읍하고 우는 것이다.

-류근(시인)

 

   손 시인의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「MRI」이다. 그는 시내버스 기사를 했었고, 시적 화자로. 아니 ‘죽음의 화자’로 다시 나타난다. 현대판 저승사자라고 할 수 있는데, “하루 치 저승으로 갈/ 해골들을 버스에 태”우고 달린다. “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/ 어젯밤 침대가 덜컹거”리는 것은 ‘죽음의 잠자리’가 불편해서이다. 그래서「미래의 도시」에서는 “태양은 제 묘지명을 들고/ 지구를 떠난다”는 잠언이. 시의 묘지명이 탄생한다! 그의 시의 고향은 진주이다. 허수경, 김언희, 유홍준, 손나래의 핏줄이 진주 남강처럼 흘러간다. 손나래의 새로운 ‘죽음의 발명’이 거룩한 까닭이다.

-김영산 (시인)